Introduce Exhibition
■ 전시소개
"New Blood Vol.3" 는 정체되어있는 세상에 새로운 피를 수혈해 줄 수 있는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며,
더 나아가 고착화되어버린 예술계에 신선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갤러리 세줄'의 New Blood 시리즈 세 번째 프로젝트 전시입니다.
■ 전시작가소개
미라송
사람들은 언제나 일정한 공간 속에 둘러싸여 있고, 누구든 스치듯 지나치게
되는 대부분의 공간과는 다른 자신만의 특별한 공간을 갖게 된다. 이런 공간은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ritual한 휴식의 공간일 수도 있고, 혹은 개인의 엉뚱하고 괴상스러운
무언가가 뒤엉켜진 상상의 공간 수도 있다. 작가의 작업은 이런 자연과 건축 공간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녀는 드로잉, 페인팅, 설치작업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공간의 기억, 느낌들을 ‘익숙한
듯 낯선’ 상상의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해왔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들, 냄새, 빛, 촉감 등이 한꺼번에 그 인상을 만들어 낸다. 이런 안경을 벗은 것처럼
저기 분명 무언가가 있지만 도통 뭔지가 잘 구분되지 않거나, 혹은 선명하게 구분은 되지만 무엇인지 인식되지
못하는 공간들의 이야기를 작가는 일련의 페인팅 시리즈를 통해 재구성하고자 한다. 이 ‘재구성된 풍경’이 빠르게 변해가는 도시의 삶에서 관객들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내면의 풍경으로 다가 가기를 바란다.
박정애
깊고 짙은 밤의 어둠 속을 걸을 때, 꽉 찬 어둠이 주는 위안이 있다.
‘여기가 나의 심연일까?’
그 어둠 속에서 나는 편안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롯한
나를 마주한다.
어둠이 짙은 밤에 산책을 하다 보면, 아주 작은 빛도 엄청난 힘으로
느껴진다. 시각은 아주 작은 빛도 예민하게 감지하고, 청각은
열려 나의 숨소리와 발소리가 어둠 안의 정적을 깨운다. 그리고 작은 빛이 만들어낸 나의 그림자. 그 그림자만이 나의 존재를 밝힌다. 아무런 무게도 가지지 않은 나의
그림자를 보고 있으면, 그림자도 나를 응시하고 있는 것 같다.
걸을수록 어둠은 짙어지고, 심연일수록 빛은 더욱 선명해진다.
아무도 없는 짙은 어둠 속에 홀로 서 있는 나. 그 느낌과 경험을
보여주고 싶었다.
살아있다는 감각과 나라는 존재만이 있는 나의 심연, 심연산책.
송인호
저의 작업은 상상 속 동물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도예 핸드빌딩 기법들을 이용하여 다양한 동물의 형상들을 만든 후,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완성된 형태 위에 상상 속 동물들을 그려 들어갑니다.
작업의 대부분이 즉흥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많은데, 그 중에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표면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입니다.
형태에 따라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저만의 상상 속 동물들을 더욱 더 자유롭고 유연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심
누구나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가 어린아이가 되고 어른이 되어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리고, 누구나 모든 것이었다가 잠시 한 생명체로 살다 다시 모든
것이 된다. 우리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은 내가 되기 전에 이미 몇 개의 별을 거쳐서 왔을 것이고, 수백만에 이르는 생물들의 일부였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몸속에 있는
원자들 중의 상당수는 한때 셰익스피어의 몸속에 있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죽고 나면, 우리 몸속에 있던 원자들은 모두 흩어져서 다른 곳에서 새로운 목적으로 사용된다. 나뭇잎의 일부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몸이 될 수도 있으며, 이슬방울이 될 수도 있다. 복잡하고 어지럽게 살아나가야 하는 세상
속에서 저마다 자리 잡고 있는 한없이 순수한 그 어린아이를 마주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청초하다.
작은 따뜻함이 스며들어 쭈구려져 있는 그들에게 전해지는 빛이 되기를 바라며…
정지원
나의 작업은 일상에서 발견되는 익숙하고도 낯선 이미지와 형상이 추상과 구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시각적,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예측 가능하면서도 때로는 우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데려가는 삶과 닮았다. 기억과 상상,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 일에 대한 기대와 바램이 녹아 있는 그림 안에는 인물이 있는 일상의 모습부터 자연과 풍경의 요소로 표현된다.
화면을 구성하는 색과 형태 안에서 나는 자유로움을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자유로움은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자 주체성을 갖는 삶의 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회화는 색과 형태로
시를 짓게 하는 상상의 언어이자, 일상을 변주하며 이야기와 의미를 찾게 하는 영감이다. 일상의 모호함이 지닌 다양한 가능성으로 인해 충만해진 경험과 서로 다른 삶의 자리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회복하는 여정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