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인간을 바라보다. (2019. 05.22~07.21)

■전시명 : 전신 傳神 , 인간을 바라보다.

■전시기간 : 2019. 05. 22(수) – 07. 21(일)

■참여작가 : 서용선, 안창홍, 정원철

■전시소개 :

갤러리 세줄은 서용선, 안창홍, 정원철 3인으로 기획된 <전신傳神, 인간을 바라보다> 전시를 5월 22일부터 7월 21일까지 선보인다. 이 전시는 인간이라는 원초적이고 방대한 화두를 두고 주제를 위한 방식적인 접근을 피해 인간을 향하고 담고 기억하고 나누는 시선의 힘에 집중하고자 한다.

전신(傳神)은 창작의 대상이 되는 인물의 정신과 마음을 중시하여 형(形)과 신(神)이 겸비되어야한다는 중국 회화용어로, 형상으로써 정신적 내면을 전해야 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 형상을 통해 시각화된 이미지는 인식의 통로이고 주어진 세계에 대한 사유이며 발언이어야 할 것이다.

거친 붓 터치와 원색으로 표현된 서용선의 자화상 신작들은 한 인간으로서의 작가자신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일련의 작업으로 보여 진다. 그의 전시 작품에서 등장하는 붉은 선들은 마치 마르지 않는 혈류처럼 난무하는 혼돈 속에서도 지각하는 존재이기를 각인시키는 듯하다. 또한 갈라지고 깨어지고 덩어리가 된 인물의 몸 가운데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두 눈은 결코 잠들지 않을 의식에 대한 작가의 의지를 드러내는 듯 보인다. 그 눈은 자신과 인간과 세상을 향한 관찰자로서의 시선일 것이다. 자화상 연작들은 언뜻 인물그림일 것이라는 추측을 무산시키고 그만의 확고한 조형어법으로 마주하는 관객을 바라보고 뒤돌아보게 한다.

이번 전시에 안창홍은 ‘아리랑’이라 명명한 미발표작품을 선보인다. 2014년, 2017년에 완성된 작품들이며 흑백사진 위에 회화 작업이 이루어진 기법이다. <봄날은 간다>연작과 <얼굴>연작과 같이, 작품의 근간이 된 오래된 흑백사진은 과거의 시간을 안고 현재에 근접한 시점으로 기억이란 장치를 작동시킨다. 기억은 과거와 현재의 중간에서 현재의 시선으로 과거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작가는 긴 시간과 거리를 두고 관조해온 빛바랜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아리랑>연작으로 그려내고 있다. 시간을 봉인해버린 듯 사진 속 인물들의 감은 눈은 무수히 반복되어진 색의 흔적들 뒤에서 망각된 존재성을 묵시하고 있다.

서용선, 안창홍의 작품들에 이어 정원철의 대형 판화 신작들로 구성된 전시는 그의 지난한 노동과 냉철한 사고가 녹아든 작품들이 자리한다. 흑색 잉크의 리노컷으로 표현해낸 노모의 초상들이다. 강 끝자락에 퇴적물이 쌓이듯 어머니의 얼굴은 켜켜이 쌓인 고단한 세월의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생명력이 약화되고 때론 병마에 혼란한 삶을 살아내야 하는 한 인간, 그 유한한 일생을 노모의 초상을 통해 먹먹하게 들여다보게 한다. 그의 작업이 집요하게 사실에 기반하여 서술되고 초상이라는 다소 경직된 형식을 취하는 것은 작가가 선택하고 품은 대상을 온전히 힘있게 전달하려는 의지라고 간주해본다.

이들 3인의 작가는 특정 혹은 익명의 인물을 예술작품이란 작가적 노동의 결과물에 담아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죽음과 삶, 전제된 시간의 유한함 속에 새겨진 인간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울림으로 전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나’와 타자인 ‘너’ 그리고 ‘우리’를 바라보는 기회를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